사모 신용이 뭐길래

사모 신용(Private Credit)이라는 단어가 최근 금융 뉴스에서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은행이 아닌 비은행 금융기관이 기업에 직접 대출을 해주는 것을 의미해요. 전통적으로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려면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을 했는데, 은행의 규제가 강화되고 회사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 빈틈을 사모 신용 펀드가 메우고 있는 겁니다. 2025년 글로벌 사모 신용 시장 규모는 약 2.1조 달러로, 2020년의 1조 달러에서 5년 만에 2배로 성장했어요.

왜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나

성장 이유는 명확합니다. 첫째, 수익률이 매력적이에요. 사모 신용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 9~12% 수준인데, 공모 채권(4~6%)이나 주식 시장의 장기 평균 수익률(7~8%)보다 높습니다. 둘째, 은행 규제 강화로 기업 대출이 위축되면서 자금 수요가 사모 신용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바젤 III 규제 이후 은행들이 중소·중견 기업 대출에 소극적으로 변했거든요. 셋째, 대형 연기금과 국부펀드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사모 신용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캐나다 연기금 CPPIB는 사모 신용 비중을 전체 운용자산의 12%까지 확대했고, 우리나라 국민연금도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사모 신용 배분을 늘리고 있어요.

개인 투자자도 접근 가능할까

솔직히 사모 신용은 원래 기관투자자의 영역이었습니다. 최소 투자금이 수십억 원 단위였으니까요.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도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블랙스톤의 BCRED, 아폴로의 AINV 같은 상장형 사모 신용 펀드가 있고, 국내에서는 일부 증권사가 공모 형태의 사모 신용 펀드를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유의할 점이 있어요. 사모 신용은 유동성이 낮습니다. 상장형이라 해도 거래량이 적어서 원할 때 환매하기 어려울 수 있고, 경기 침체 시 부실률이 급등할 위험도 있어요. "높은 수익률에는 높은 리스크가 따른다"는 투자의 기본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 사모 신용 시장의 현황

한국에서도 사모 신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2025년 국내 사모 대출 펀드(PDF) 설정 잔액이 약 45조 원으로 3년 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부동산 PF, 인수금융, 메자닌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자금이 공급되고 있거든요. 다만 2023~2024년 부동산 PF 부실 사태가 터지면서, 사모 신용의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부각됐어요.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포트폴리오에서의 역할

제가 직접 투자해본 경험으로는, 사모 신용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10~15% 정도를 배분하는 게 적절합니다.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낮아서 분산 효과가 좋거든요. 경기 확장기에는 주식이 더 높은 수익을 내지만, 경기 둔화기에는 사모 신용의 안정적인 이자 수익이 포트폴리오를 방어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환매 제한이 있는 상품이 많으니, 최소 2~3년은 묶어둘 수 있는 여유 자금으로만 투자하는 게 좋아요. 초보 투자자라면 BDC ETF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모 신용 시장의 리스크와 규제 동향

사모 신용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규제 당국의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SEC는 2025년부터 사모 신용 펀드에 대한 공시 의무를 강화했고, 한국 금융위원회도 사모 대출 펀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어요. 핵심은 차입자의 신용 리스크가 제대로 평가되고 있는지, 그리고 펀드 운용사가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2024년에 일부 사모 신용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은 사례가 있었거든요.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경기 침체기의 부실률 상승입니다. 사모 신용은 은행 대출보다 높은 금리를 받는 대신,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경기가 좋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경기가 꺾이면 차입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부실률이 치솟을 수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비슷한 구조의 CLO(담보대출부증권)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던 전례가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모 신용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은행의 대출 규제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드 운용사의 트랙레코드, 분산 투자 여부, 그리고 손실 방어 구조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수입니다.